​[CEO 칼럼] 메타버스 오피스는 디지털 전환... 장기적 모멘텀 필요해

아주경제
2023-09-01

​[CEO 칼럼] 메타버스 오피스는 디지털 전환... 장기적 모멘텀 필요해

메타버스 오피스, 교통·주거문제는 물론 지방 인력 확보 역시 해결 기대

정부 비대면 바우처 지원사업에 포함... 개인·기업 모멘텀 더하면 성장

2022년은 메타버스 시대였다. 다양한 기업이 이를 언급하며 홍보했고, 미디어의 관심과 막대한 자금도 몰렸다. 하지만 기업 대다수는 실제 메타버스의 가치와 개념을 명확하게 전달하지 못했고 열기도 금방 식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메타버스 오피스'는 실제 비즈니스 세계에서 정착했다.

메타버스 오피스는 가상 환경 내에서 구축한 온라인 사무실 공간을 말한다. 물리적인 사무실에서는 직원 간 의사 소통과 상호작용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그러나 원격근무 상황에서는 언어적·비언어적인 상호작용이 제한될 수 있어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상호작용 부족은 단기적인 업무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 생산성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한 요소다.

메타버스 오피스는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탄생했다. 직원에게 물리적인 사무실의 상호작용을 온라인에서 할 수 있도록 돕고, 원격근무의 어려움을 해결해 효율적인 업무 환경을 조성한다. 또한 물리적인 제약이 없다는 독특한 특성으로 인해 지사는 물론 조인트 벤처 등 물리적으로 떨어진 팀 간 협업을 촉진할 수 있다. 새로운 협업 방식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셈이다.

팬데믹 이후 원격근무와 유연한 업무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며 효과적인 디지털 업무 환경을 구축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이에 메타버스 오피스는 다가올 미래의 협업과 기업의 생산성을 형성하는 핵심 요소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원격근무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있으며 이를 일하기 귀찮은 젊은 세대의 불만으로 해석하는 경향도 있다. 기업은 MZ세대 요구를 이해한다는 듯 생산성에 대한 고찰 없이 원격근무 제도를 운영하기도 한다. 이러한 방식은 직원들이 원격근무를 단순한 복지로만 인식하게 만든다.

물론 시행착오를 겪으며 직원의 업무 집중도를 높이고 생산성을 높인다면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생산성에 대한 고찰과 구성원 간 이해 없이는 원격근무 관련 갈등이 발생한다.

원격근무는 직원 만족도뿐만 아니라 향후 사회에도 필요한 요소 중 하나다. 특히 한국처럼 수도권에 인프라와 일자리가 집중된 상황에서 필요성이 크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매일 출퇴근 지옥을 경험하고 있고, 비싼 집값으로 인해 서울 근교에 거주하는 사람도 있다. 교통인프라를 고려하면 선택지는 제한된다.

대중교통이나 주거정책을 개선해 해결할 수도 있지만 원격근무 등 유연한 업무방식 확대가 효율적인 대안이다. 원격근무는 특히 거주지역 선택에 유연성을 높이며 특정 지역의 인구 밀집 문제를 완화하고 지역 균형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자연재해나 전염병과 같은 비상 상황에서도 업무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 또 노동 인구 감소 추세에 원격근무는 장애인, 육아 중인 부모, 비수도권 거주자 등 다양한 배경의 인력이 더 쉽게 업무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많은 사회적 과제를 큰 자본 투자 없이도 해결할 수 있는 원격근무 확대를 정책으로 지원하고 육성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최근 비대면 바우처 사업에 메타버스 오피스가 추가된 것은 원격근무의 편익을 확대·발전시키기 위한 중요한 결정으로 보인다. 다만 목적을 완전히 달성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한국 사무실 공실률과 원격근무 현황 등을 고려했을 때 팬데믹 이후에도 원격근무가 사회적으로 완전히 정착하지 못한 것을 보면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의미다.

원격근무를 처음 도입할 때는 새로운 방식에 익숙하지 않아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다. 이는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가 아니다. 장기적인 로드맵을 세우고, 원격근무 생산성에 대해 고찰하며, 시행착오를 통해 달성할 수 있다. 이는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고 장기적으로는 기존 생산성 한계를 뛰어넘어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다.

원격근무 정착을 위해서는 사내와 외부에서 함께 노력하는 모멘텀이 필요하다. 사내에서는 구성원이 원격근무 필요성을 공감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외부에선 유연한 업무방식이 기업 지속성과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퍼져야 한다.

한국은 외국 전문인력 유치 등 외부 모멘텀이 비교적 약하다. 일부 기업은 원격근무를 도입한 후 생산성이 하락했을 때 이를 극복하는 대신 원래 업무방식으로 회귀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원격근무 정착을 저해하는 요소다.

원격근무 확대와 사회적 변화는 최소 5년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변화를 추구하는 기업이 있으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함께 기업과 개인 간 모멘텀을 형성하는 노력이 원격근무 정착을 촉진할 것이다.

알파고 등장 이후 잠시 식었던 인공지능 열기는 오픈AI가 챗GPT를 내놓으며 다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메타버스 열풍도 금방 식었지만 몇몇은 조용하게 우리 생활을 혁신으로 이끌고 있다. 메타버스 오피스 역시 그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산업구조가 기존 규격화·효율화에서 개인화·다양화로 변화하는 흐름 속에서 유연한 업무방식을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정세형 오비스 대표 [사진=오비스]

출처: https://www.ajunews.com/view/20230831080422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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